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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aiahjun

“대중에게 다가가는 타투이스트가 되겠다”

최종 수정일: 2021년 1월 8일


타투이스트 ‘달’, “문신 합법화와 더불어 대중들의 인식 변화에 힘써야”





“몸이라는 도화지에 표현하는 예술.”


타투이스트 ‘달(DAL)’은 타투(문신)를 이렇게 표현했다.


문신에 대한 인식 변화와 더불어 문신 인구 역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크고 작은 문신을 한 인구는 10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는 과거 어둡고 무서운 이미지의 문신이 아닌, 밝고 다채로운 색상의 타투를 시술하는 타투이스트들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타투이스트들은 의도치 않은 범법자 신세가 된 지 오래다. 대법원이 1992년 문신 피해 소송에서 “보건위생상 위험을 이유로 문신은 의료행위”라고 판결했기 때문이다. 문신이 의료행위로 분류된 탓에 전문 의료인이 아닌 사람에 의해 시술되는 문신은 모두 불법이 됐다.




업계에 따르면 전국 2만여명에 달하는 문신사 중 의료인 자격을 가진 문신사는 10여명에 그친다. 이후 업계의 지속적인 문신 합법화 노력에도 관련 법안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인 상태다.


지난달 7일 한국패션타투협회와 코리아아트메이크업협회 등은 문신 합법화를 촉구하는 헌법소원 청구서를 제출했다. 문신 업계에선 판례에 따라 무조건적인 불법 행위 취급을 할 것이 아니라 현실을 반영해 관련 기준을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또 관련 면허를 발급해 체계적으로 문신사를 관리해야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31일 기자는 업계의 목소리를 들어보기위해 타투이스트 달(27)과 직접 대화를 나눴다. 인스타그램 팔로워 5만6000명이 넘는 타투이스트 달은 대중에게 먼저 다가가려하는 타투이스트였다.







Q. 본인과 작업실 소개를 해달라

‘달(DAL)’이라는 이름으로 활동중인 타투이스트다. 작업을 하는데 있어 ‘고객들에게 좋은 기억과 밝은 영향력을 드리자’라는 신조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여성을 대상으로만 타투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여성 손님들의 경우 타투 작업실을 떠올릴 때, 어두운 반지하에 음침한 분위기를 곧잘 상상하곤 한다. 나부터 그런 걸 원하지 않기 때문에 최대한 밝고 쾌적한 작업실 공간을 마련했다. 인테리어도 흰색 위주 가구들과 나무소재, 식물로 꾸며 밝은 느낌을 주려고 노력했다. 작업실은 서울시 동대문구 답십리동에 위치해있다.


Q. 타투이스트라는 직업을 가지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시각디자인과를 전공해 입시미술학원 강사를 오래했다. 전공은 컴퓨터로 작업하는 시각디자인이지만, 손으로 그리는 그림이 좋아 꾸준히 그려왔다. 전공이었던 시각디자인 작업은 내 개성보다는 클라이언트(교수)위주로 진행됐다. 때문에 내 작업물이었음에도 내가 만든것 같지가 않다는 느낌을 받을때가 많았다.


그러던 중 원래도 자주 받으러 다녔던 타투에 관심이 생겼고, 타투이스트라는 직업에도 매력을 느끼게 됐다. 내가 그리고 싶은 도안을 제시할 수 있고, 진짜 클라이언트인 고객에게 맞춰 작업할 수 있는 점이 좋았다. 그렇게 타투이스트를 시작하게 됐다.


Q. 타투이스트 달만의 특징은 무엇인가.

소개에서도 말했듯 밝은 기운을 전할 수 있는 작업을 하고 있다. 그래서 반종교적이나 혐오스러울 수 있는 도안들은 일체 작업하지 않는다. 내게 타투 시술을 받는 모든 분들은 타투를 보며 좋은 기억만 간직했으면 한다. 얇은 선과 밝은 컬러로 아기자기하고 다채로운 색상의 작업을 주로 하고 있다. 여성만을 대상으로 작업한다는 점도 특징이라면 특징일 수 있겠다.


Q. 하루 평균 작업 횟수는 얼마나 되나. 지금 예약하면 언제 가능한가.

도안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평균적으로 하루 2~3작업정도 진행하고 있다. 그 정도가 내 기준 작업에 오롯이 집중할 수 있는 작업량이다. 예약은 한달 간격으로 받고 있기 때문에 2~3주 전에는 연락을 줘야 일정잡는 데 용이하다.


Q. 가장 기억에 남는 시술 경험이 있나.

고객 모두 각자의 얘기와 감성으로 문의를 한다. 때문에 가장 기억에 남는 경험은 없다. 모든 고객의 시술경험이 다 기억난다.


Q. 현재 타투이스트로 활동하며 힘든 점은 무엇이 있나.

아무래도 SNS를 통해 채팅으로 상담을 진행하다보니 고객과 의사소통이 힘든 경우가 있다. 채팅이라는 환경탓에 서로 오해가 빚어지는 상황도 자주 발생한다. 현재는 그런 부분이 가장 힘들다.






Q. 과거 ‘문신’과 현재의 ‘타투’는 무엇이 가장 달라졌다고 생각하나

과거에는 일부 특정 직업을 가진 분들이 하는 다소 위협적이고 어두운 느낌의 문신이 많았다. 디자인이 중요했다기 보다는 본인을 과시하고자 하는 목적이 강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누구나 패션으로 가볍게 즐길 수 있는 문화로 점차 자리잡고 있는 것 같다.


Q. 여전히 타투이스트를 불법으로 바라보는 ‘의료법’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물론 관련 법안의 개정은 모든 타투이스트들의 바람일 것이다. 나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여전히 제자리걸음인 법안의 이유에는 타투에 대한 대중들의 인식이 아직 덜 바뀐 탓도 있다. 대중이 바뀌기만을 기대하는 게 아니라 타투이스트들이 적극적으로 선입견을 바꿔나가야 한다. 법이 개정된다 하더라도 타투에 대한 인식이 그대로라면 성공적인 변화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Q. 하지만 타투 시술에 막연한 두려움을 가지는 사람들도 분명 있다. 위생과 관련된 부분이 클텐데, 자체적으로 기울이고 있는 노력이 있나.

타투 기계와 파워를 제외한 거의 모든 것들을 일회용으로 사용한다. 시술에 직접적으로 사용되는 가장 중요한 바늘은 더욱 신경 써 고객 눈앞에서 개봉한다. 고객이 누워 시술받는 작업대도 한 사람이 끝나면 무조건 소독한다. 고객들이 잘 모른다고해서 고객과 나 자신을 속이는일은 하지 않는다. 다른 타투이스트들 역시 비슷한 마음일 것이다.


Q. 앞으로 국내 타투 관련 법안, 타투 업계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우리는 합법화를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여기서 합법화란 법적인 것도 있지만, 사람들의 인식 속 합법화도 의미한다. 법이 바뀌어도 인식이 그대로라면 성공적인 개정이 아니라고 믿고 있기 때문에 법안의 개정과 대중의 선입견을 없애기 위한 노력을 함께할 것이다. 타투 업계 역시 자체적으로 좋은 활동을 많이 하고, 그간 주 활동무대였던 음지에서 양지로 나와야 할 것이다.


Q. 타투를 다른 말로 표현한다면? 그리고 이유는?

타투이스트는 예술가다. 도화지에 그림을 그리는 것과 고객의 몸에 그림을 새겨드리는 것은 같다. 오히려 고객의 하나뿐인 몸에 그림을 새긴다는 건 도화지에 그리는 그림과는 또 다른 책임감을 느끼게 한다. 지워지지 않는 그림, 지워지지 않는 좋은 기억을 사람들에게 선물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다.


Q. 여전히 타투를 안 좋은 시선으로 바라보는 사람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누가봐도 혐오스럽고 반종교적인, 누군가에게 상처가 될 수도 있는 작업을 하지 않을 것이다. 많은 타투이스트들이 서로 다른 도안을 가지고 작업을 하고 있다. 각자의 개성이 담긴 창작물들 중 어떤것이 더 낫고, 어떤 게 더 별로다고 평가할 순 없다. 하지만 분명 타투이스트들은 변화하고있다. 더욱 친숙하고 따뜻한 이미지의 작업들을 하고 있다.


대중들이 좋게 봐주기만을 앉아서 기다리지 않고 나부터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작업물로 다가가려 한다. 그러니 혹시 여전히 타투에 대해서 안 좋게만 바라보는 분이 있다면, 마음을 조금만 열어주셨으면 한다.




Q. 앞으로의 계획은?


특별한 계획은 따로 없다. 지금까지 해왔듯 기술적으로, 예술적으로 지금보다 더욱 성장한 타투이스트 달이 되기위해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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